노인의 기억력 저하, 왜 생길까요?
66세 아버지의 변화로 살펴보는 원인과 대처법
부모님의 연세가 어느 정도 들면, 자녀 입장에서는 작은 변화도 크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물건을 잘못 사오거나, 같은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해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이 지속되면 ‘혹시 질병의 전조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하신 사례에서도 66세 아버지가 최근 물건을 혼동하거나 잘못 구매하는 일이 반복되고, 메모를 보고도 다른 행동을 하는 등 단기 기억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왜 나타나는지, 어떤 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지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일 가능성
60대 중반부터는 작은 단기 기억력 저하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비슷한 물건을 혼동
- 지시사항을 자세하게 기억하지 못함
- 메모를 보아도 내용을 놓침
- 필요한 물건을 하나만 사야 하는데 여러 개 구매함
이런 행동은 ‘정상 범주에 가까운 노화성 건망증’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반복적으로, 점점 심해지고 있을 때는 단순한 노화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2. 부정맥·당뇨병이 기억력에 영향을 주는 이유
질문에서 아버지가 부정맥과 당뇨병을 가지고 계시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이 두 질환은 모두 기억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인입니다.
2-1. 부정맥(특히 심방세동)의 영향
부정맥은 뇌로 가는 혈류를 일시적으로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뇌 기능 중 특히 예민한 **전두엽(집행 기능)**과 해마(기억 형성)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집중력 저하
- 기억 저장 능력 감소
- 판단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2. 당뇨병의 영향
당뇨는 혈관을 손상시키고 미세 혈류를 떨어뜨려 당뇨병성 뇌혈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단기 기억력 저하, 실행 기능 문제, 판단력 저하가 흔히 동반됩니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고령층은 정상인 대비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2~3배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3. 단순 건망증이 아니라 ‘경도인지장애(MCI)’ 가능성
아버지 사례처럼 여러 번 설명해도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메모를 남겼는데도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상황은
단순한 건망증을 넘어서 경도인지장애(MCI) 범주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 기억력, 판단력, 계획능력 일부가 뚜렷하게 떨어지는 상태
로, 치료 및 관리가 늦어지면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습니다.
초기일수록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4. 컴퓨터 게임이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
오래된 고정적인 습관(예: PC 게임)은 뇌 기능에 큰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만약 수면 부족, 불규칙 생활, 신경 과민 상태가 동반되었다면
인지 기능에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에서 나타난 반복적 기억 오류, 실행 기능 저하는
단순 게임에 의한 피로만으로 보기에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질병성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5. 지금 가장 필요한 조치: 병원 검사
아버지의 최근 변화는 진단이 필요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다음과 같은 검사를 할 수 있는 신경과 방문을 권합니다.
✔ 권장 검사
- 뇌 MRI 또는 CT: 뇌혈관 문제 여부 확인
- 신경인지기능검사(K-MMSE, MoCA)
- 혈액검사: 갑상선 기능·비타민 B12·빈혈 등 체크
- 당뇨 관리 체크 (혈당 변동성 확인)
특히 당뇨와 부정맥을 겪는 60대 남성에게 기억력 문제가 있으면
혈관성 인지저하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6. 가족이 지금 할 수 있는 대처 방법
아버지가 혼란감을 느끼고 계신 상황이므로,
다음과 같이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틀렸다고 반복적으로 지적하기보다 부드럽게 대안 제시
- 장볼 때 사진 + 텍스트 + 체크리스트 형태로 명확하게 전달
- 영수증을 바로 확인하도록 돕기
- 반응이 이상할 때는 화내지 않고 천천히 설명 반복
이러한 방식은 스트레스를 줄여 인지 기능 악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 지금은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아버지의 기억력 변화는 단순 건망증일 수도 있지만,
당뇨·부정맥 병력이 있는 만큼 경도인지장애 또는 혈관성 인지저하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조기 진단을 받으면 약물치료, 생활습관 개선, 인지재활 등으로
진행을 늦추거나 안정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신경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적극 권합니다.
지금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